
수돗물 나노플라스틱, 끓이면 90% 줄어들까? 연구 조건과 집에서 확인할 점
수돗물 나노플라스틱의 ‘최대 약 90% 감소’는 특정 경도의 물에서 나온 실험 결과입니다. 집에서 적용할 때 확인할 경도 검사결과와 가열 조건, 침전물 분리 및 커피 필터의 역할을 정리했습니다.
Hyuk · · 4분 · 건강
핵심 요약
- 최대 약 90% 감소는 탄산칼슘 환산 경도가 300mg/L인 물에서 나온 결과로, 모든 수돗물에 적용되는 평균 제거율이 아닙니다.
- 수질검사표에서는 경도의 수질기준과 실제 검사결과를 구별하고 채수 장소와 시기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 연구는 가열·냉각 후 침전물과 구분한 윗물을 측정했으므로, 결과를 이해할 때 침전물 분리 과정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수돗물 나노플라스틱은 끓인 뒤 침전물을 따로 분리하면 줄어들 수 있어요. 다만 자주 인용되는 '최대 약 90% 감소'는 특정 실험 조건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미국화학회(ACS)가 소개한 연구에서는 탄산칼슘 환산 경도가 300mg/L인 물에서 나노·미세플라스틱이 최대 약 90% 줄었고, 경도가 60mg/L 미만인 연수에서는 감소율이 약 25%로 소개됐습니다. 똑같이 끓여도 물의 성질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 거예요.
몇 분 끓일지보다 우리 집 물의 경도가 먼저예요
경도는 물에 녹아 있는 칼슘·마그네슘 등의 양과 관련된 지표인데, 이 연구에서는 가열할 때 생기는 침전물과 바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집에서 따라 해 보려면 끓이는 시간보다 공급되는 물의 경도부터 확인하시길 권해요. 많이들 헷갈리는 지점도 여기입니다. '최대 약 90%'를 모든 수돗물에 통하는 평균 제거율처럼 받아들이면, 그 숫자가 경도 높은 물에서 나왔다는 조건을 놓치기 쉬워요. 수치가 나온 조건은 ACS 연구 소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도는 지역 수도사업자가 공개하는 수질검사표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이때 표에 함께 적힌 '경도'의 수질기준과 실제 검사결과를 구별해야 합니다. 물의 특성을 알려 주는 숫자는 검사결과 쪽이고, 그 물을 언제 어디서 채수했는지도 같이 봐 두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물연구원의 구로구 우신고등학교 음수대 검사자료에는 2023년 8월 31일 채수한 물의 경도가 68mg/L로 기록돼 있어요. 같은 표에 있는 '300 이하'는 수질기준입니다. 이 300을 실제 경도로 읽어 버리면 약 90% 감소가 나왔던 실험 조건과 혼동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이 숫자 하나로 지금 우리 집에 들어오는 물을 대표하기는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난 측정값이고, 그것도 음수대 한 곳에서 잰 값이니까요. 경도가 두 실험값 사이에 놓인다고 해서 제거율도 그 중간쯤일 거라고 단순 계산할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한국 가정의 수돗물로 나노플라스틱 제거율을 검증한 자료는 현재 제시된 근거에는 없어서, 국내 생활환경에 같은 수치를 적용하려면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플라스틱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침전물에 붙어 가라앉아요
여기서 말하는 '제거'는 마실 물과 침전물을 나누는 과정까지 묶어서 이해해야 해요.
물을 끓이면 탄산칼슘 침전물이 생길 수 있고, 이 침전물이 플라스틱 입자를 감싸면서 함께 가라앉습니다. 이걸 '공침'이라고 불러요. 플라스틱이 열 때문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 물에 떠 있던 입자가 침전물 쪽으로 옮겨 가는 거죠. 연구진도 가열과 냉각을 거친 뒤 침전물과 구분한 윗물에서 입자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어떤 입자로 시험했는지도 따로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입자 실험에는 주로 0.1μm와 1μm 크기의 폴리스타이렌 구형 입자가 쓰였어요.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도 추가 실험에 들어갔지만, 이때 대상은 약 100~150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었습니다. '여러 재질로 시험했다'는 설명만 보고 모든 재질의 나노플라스틱에서 같은 효과가 확인됐다고 넓혀 읽기는 어려워요.
몇 분 끓이면 되는지, 커피 필터는 뭘 거르는지
원 논문의 나노플라스틱 실험에서는 40mL 시료를 목표 온도까지 올린 뒤 5분 더 가열하고, 10분 식혔어요. 그다음 수면 아래 1cm 지점의 윗물을 떠서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이 조건만으로는 가정용 주전자에 담긴 물의 양과 관계없이 '5분이면 충분하다'거나 '반드시 5분 끓여야 한다'고 정하기에 근거가 부족합니다.

커피 필터가 등장하는 이유도 결국 침전물 분리에 있어요. ACS가 소개한 방법에서 필터는 끓인 뒤 생긴, 플라스틱 입자를 품은 침전물을 걸러 내는 용도입니다. 커피 필터만 대면 물속에 따로 떠다니는 나노플라스틱까지 걸러진다는 뜻과는 구별해서 봐야 해요.
연구는 침전물과 구분한 윗물을 측정했습니다. 그러니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까지 흔들어 섞어 마시면 같은 감소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해석할 수 있어요. 집에서 해 볼 생각이라면 물의 경도 확인이 먼저고, 그다음 가열 조건과 침전물을 제대로 분리하는지를 함께 살펴보세요.
이 연구의 수치는 특정 조건에서 처리한 물의 입자 농도 변화를 보여 줄 뿐, 인체 내 플라스틱 감소나 질병 위험 저하까지 뜻하지는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수돗물은 5분만 끓이면 나노플라스틱이 줄어드나요?
- 실험에서는 40mL 시료가 목표 온도에 도달한 뒤 5분 더 가열하고 10분 식힌 다음 윗물을 측정했습니다. 이 조건만으로 가정에서 물의 양과 관계없이 5분이면 충분하다고 정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 커피 필터만으로 나노플라스틱을 거를 수 있나요?
- ACS가 소개한 방법에서 커피 필터는 끓인 뒤 생긴, 플라스틱 입자를 포함한 침전물을 거르는 용도입니다. 물속에 따로 떠 있는 나노플라스틱을 커피 필터만으로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 우리 집 물의 경도를 알면 제거율을 계산할 수 있나요?
- 경도 숫자 하나만으로 우리 집의 제거율을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경도가 실험값 사이에 있더라도 제거율을 그 사이의 값으로 단순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출처
- Want fewer microplastics in your tap water? Try boiling it first — ACS
- Drinking Boiled Tap Water Reduces Human Intake of Nanoplastics and Microplastics — 원 논문 PDF
- 서울물연구원 — 구로구 우신고등학교 수질검사 결과
- Comment on “Drinking Boiled Tap Water Reduces Human Intake of Nanoplastics and Microplastics” — 저자 공개 전문
- Release of nanoplastic from polypropylene kett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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